알리바바, ‘가구·인테리어’ 신유통 생태계 만든다

무인 마트에서 허마셴셩(盒马生鲜; 신선식품 매장)까지. 중국 이커머스에서 신유통(新零售)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최근 티몰은 오프라인 편의점 플랫폼인 링쇼우통(零售通)에 이어 ‘HOMETIME家时代(이하 홈타임스)’라는 가구 인테리어 매장을 오픈했다.

9월 22일 알리바바는 항저우 시후 인타이청1F(杭州西湖银泰城1F) 지역에 이 매장을 오픈했다. 매장의 면적은 500평방미터이다. 가구, 스마트 가전, 신기술로 무장한 스마트 기기, 문건, 수입과자, 피부 보호용/색조 화장품, 화장실/욕실 설비 등 약 2만개의 재고(SKU)를 오프라인 매장에 전진 배치시켰다. 홈타임스는 알리바바 윈링쇼우(云零售) 사업부에서 담당을 하고 있다. 티몰은 그간 확보한 온라인 빅데이터와 스마트 하드웨어를 통해 오프라인 가구 매장을 디지털화할 목적으로 이 매장을 오픈했다.

진열된 제품들은 각각의 테마를 갖고 있다. 객실, 거실, 화장실 등 각양각색의 집안 인테리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이 꾸며진 형태다. 마치 이케아를 보는 듯 하다. 하지만 홈타임스는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그저 둘러보고 프랑스식, 미국식, 현대식 등의 인테리어 중 맘에 드는 제품을 스마트폰 앱을 열어 구매 버튼만 터치하면 된다. 별도로 계산대에서 구매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매장 전경. 출처: 홈타임스

또한,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인테리어가 된 방안을 생생히 체험할 수도 있다. 다섯 종류의 테마에 수십가지의 가구를 조합해 가상현실 아래 인테리어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소파, 침대, 커튼 등을 손동작으로 자유롭게 교체하는 형식이다.

이렇듯 홈타임스의 또 다른 특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이 완전히 똑같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에서도 수많은 리테일 기업들이 옴니채널을 내세우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같은 쇼핑 체험을 내세웠지만, 실패로 끝났던 원인 중 하나가 가격이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제품의 가격뿐만 아니라 제품의 퀄리티도 달랐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을 확보해온 입장에서 온라인을 섣불리 공략하면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현상)이 발생할 우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출발한 알리바바그룹이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과 똑같은 경험을 내세우는 건 비교적 쉬운 일이다. 오프라인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장이요. 고객군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매장 제품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알리바바 소매영역의 플러스(PLUS)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제품의 구매 및 배송까지도 완료되는 구조다. 물론, 매장에서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QR 결제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다. 출처: 홈타임스

하나 더. 홈타임스는 각각 다른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를 분석해 제품 배치에 반영한다. 티몰의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추천 제품들이 각 매장의 특성과 소비자군의 구매 행태에 따라 진열돼 있다. 특히, 매장 내 약 2만 개 제품군 뿐만 아니라 주위 5km내 고객들의 데이터를 결합·분석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각 제품은 올해 알리바바가 투자한 중국 백화점 체인인 인타이 백화점 시후 지점에서 조달된다. 즉, 홈타임스는 단순히 티몰의 영향력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을 넘어, 알리바바 생태계의 온오프라인을 가로지르는 매개체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중국 내 가구 산업의 시장 규모는 5조 위안을 돌파했다. 온라인 가구 판매의 규모는 1000억 위안에 불과한 상황에 비춰봤을 때 거대한 시장임은 분명하다. 홈타임스는 올해 3개 매장, 이듬해에는 15개의 1000평방미터급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밖에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신유통 관련 보고에 따르면 18세에서 35세에 이르는 세대와 중산층이 신유통의 주요 고객이다. 이들은 제품의 품질을 넘어 이들이 원하는 쇼핑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테면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자신의 편리하게 느끼는 모바일 구매 방식으로 주문하고, 빠르고 안전하게 배송받길 원한다는 것이다.

중국 자체 인테리어 매장, 이케아의 콘셉트를 본땄다. 출처: 홈타임스

이들의 요구는 점차 개성화되고 다원화되고 있다.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된 제품을 구매하는 습관은 이들에게 점점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를 비롯하여 중국 대표격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왕이 등 IT 기업들이 오프라인 영역에 뛰어드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지난 십수년 동안 온라인과 모바일로 제품을 구매해오던 구매층들의 소비력이 향상됨에 따라 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여 똑같은 경험을 하게 한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언급했던 링쇼우통이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였다.

“링쇼우통은 웨이쥔 마트에 고효율 공급 체인, 매장 데이터 관리, 판매 상품 구조화 관리를 지원한다. 프랜차이즈 체인점처럼 웨이쥔 마트는 당일 판매량, 재고량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백오피스의 데이터에 근거하여 황안은 매장 판매 순위를 확인하고 동종 상품보다 잘 팔린 제품은 확인 후 재고를 보충한다. 링쇼우통 플랫폼은 개인화된 상품을 공급한다. 링쇼우통은 매장 크기, 마트 운영자의 연령, 개성, 자금 상황, 매장 주변 1km 내의 소비자 등을 분석해 매장에서 판매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 만약 주변에 개를 키우는 사람이 100명 있다면 개 사료를 판매 상품으로 추천하고, 주변에 아이가 100명 있다면 기저귀를 판매 상품으로 추천하는 식이다.” – 티몰 오프라인 마트 항저우 상륙 中

신유통이라는 것이 단순히 화려해보이는 기술들의 경쟁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주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식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