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계 점령한 전랑2…’꽃미남=흥행’ 공식 깨졌다

배우 우징(吴京)이 감독과 출연을 동시에 한 전랑2(战狼; 중국어 발음은 잔랑)가 지난 7월 28일 상영한 이래 8월 8일 오전 8시 기준 매출액이 34.37억 위안(약 5857억6791만 원)을 돌파했다. 이는 중국 영화 사상 최고의 매출액을 달성한 것으로, 그 기록은 계속해서 갱신되고 있다.

“전랑2에서는 전직 특수 부대원인 렁펑이 아프리카 내전국가에 혼자 뛰어들어 난민과 중국인들을 구출해 필사의 탈출을 한다. 이 영화는 미국의 영웅주의를 선전한 실베스터 스탤론의 영화 ‘람보’ 시리즈와 내용이 유사하다. 스탤론 대신 중국인 우징이 아프리카에서 람보 역할을 한 셈이다. 우징은 1990년대 무협 영화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으며 2000년대 중반 ‘살파랑’ 시리즈에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액션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 ‘람보’에 빠진 중국, 애국주의 영화 ‘전랑2’ 흥행기록 연일 경신(연합뉴스) 

전랑2는 중국식 영웅을 통해 영화 관람객들을 들끓게 하고, 동시에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누군가는 “애국주의라는 게 이렇게 스크린을 흔들 수 있구나, 우리는 불안전한 시대에 살지만 안전한 국가에 속해 있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이 영화가 흥행하는 이유를 분석한 보도 역시 쏟아지고 있다. 대략적으로 정리하면 ‘애국심의 고취’, ‘배우들의 연기력’, ‘남녀노소 관객을 자극할만한 애국주의, 액션, 로맨스의 적절한 조합’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징식 영화 제작이 마침내 빛을 발하게 됐다는 평가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징식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비즈니스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고 제작’한다는 것이다. 캐스팅 기준만 봐도 그렇다. ‘유명하고 몸값 높은 배우’ 대신 ‘영화에 적합한 배우’가 핵심이다. 가령, 전랑2를 제작하기 전에 여주인공의 몸값 인상 문제로 인해 크랭크인 때 교체를 해 파문이 일었던 적도 있다.

이는 우징의 개인적인 고집이기도 하다. 자본주의의 논리에 벗어난 형태의 관점을 갖고 있던 것이다. 2015년 전랑1이 상영됐을 때 6억 위안 정도의 매출을 냈다. 크지 않은 수익이었지만 자본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이런 식의 영화가 상업 영화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전랑2를 제작할 때도 자본의 간섭이 계속됐다. 이 영화에 투자할 테니 이런 저런 방식으로 제작하라는 일종의 타협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우징은 자신의 작품에 이런 식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근 2년 사이 중국 영화계는 어리고, 잘생기고, 몸이 탄탄한 ‘꽃미남(花美男, 小鲜肉)’의 천하나 다름없었다. 최근 상영한 건국대업(建国大业)이나 삼생삼세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에도 이러한 배우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실력파 배우들이 올라선 전랑2와는 다른 양상이다.

결국, 전랑2는 영화의 퀄리티 외에도 우징이라는 사람의 전기와 그 배후의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의 공감을 얻은 것이다. 전랑2의 성공은 영화 투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한편의 영화에 대해 내용이 제일 중요하며 꽃미남,미녀 배우로 광팬을 모으는 식의 전략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전랑2 흥행은 한국 브랜드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즉, 중국에 진입하거나 마케팅이 될 때 단순히 연기자나 브랜드의 겉으로 보여지는 가치보다는 대상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소비자들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민첩하게 반응해야 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