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는 네가 쓴 글이 몇 점인지 알고 있다

출처: https://flic.kr/p/MMXCd4

[추정남] 신원위엔폐지=인공지능=컨텐츠=바이두


신원위엔은 무엇인가?

바이두 신원위웬의 폐지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논의하기 전에 신원위엔이 무엇인지부터 이야기 해봐야 할 것 같다.

바이두는 검색엔진회사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등록하는 모든 사이트를 수집한다. 검색로봇은 이 중 극히 일부인 신문 사이트를 식별해낼수 없기 때문에 어떤 문서가 신문의 내용인지 홈페이지에 그냥 올라온 내용인지 식별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수 바이두는 구글을 모방해 ‘신원위엔(新闻源)’제도를 만들었다. 신문사이트가 바이두에 신청을 하면, 바이두 신문팀은 그들의 기사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가치가 있는 신문이라고 판단 후 검색에 넣어주는 것이다.

PC시대 사람들은 바이두를 통해 뉴스를 봤고 많은 트래픽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문의 목표는 바이두 신원위엔에 들어가느냐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혹자는 “베이징에서 집을 하나사는 것 만큼 신원위엔에 들어가는 것이 가치가 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바이두의 제국이었던 시절이 있다. 출처: https://flic.kr/p/4TLr1X

당시 인터넷 신문은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났고 이들은 신원위엔에 들어가자 마자 네이티브 광고형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으며 기사의 원칙을 지키지도 않았다. 그래서 바이두는 한동안 신원위엔 신청을 받지 않을 정도였다.

사실 검색엔진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바이두에서 검색의 소스가 되는 컨텐츠가 네이티브 광고로 더렵혀(?)지고 있어서 중국 사람들은 바이두 검색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두는 왜 신원위엔을 폐지했나?

그렇다면 바이두는 이런 문제때문에 신원위엔을 폐지했나? 대책은 없는가? 바이두는 신원위엔을 폐지한다고 하면서 그 이유게 대해 ‘기술의 발전’을 들었다.

신원위안은 뉴스를 구별하기 위해, 더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가치있는 뉴스를 구별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이제는 기술로 그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굳이 문제만 일으키는 제도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바이두의 공식 발표를 보자.

“바이두는 내용식별 기술이 업그레이드 돼 신문 기사 중 가치있는 기사에 대해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우선 기존 신원위안의 매체 중 기사 내용이 연속성 있게 좋은 매체들은 VIP로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바이두에서 검색이 가능하며 바이두 메인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하며 다른 매체들 중에서도 바이두 기술로 검색하고 판단해 좋은 내용일 경우 메인 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바이두 검색에 들어가 있는 매체들도 굳이 빼지는 않지만 내용이 좋은 순서로 메인 매치를 하면서 자연적으로 네이티브 광고만 하는 매체의 트래픽을 줄여서 장사(?)의 효과를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바이두의 경우 하루 생산되는 기사만 해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사실 메인매치가 되지 않거나 카테고리 등에 한번이라고 걸리지 않으면 트래픽을 얻기가 쉽지 않다.

중국에서 하는 사업을 위해 바이두에 보도자료를 돈을 주고 뿌리는 일은 이제 거의 쓸모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예전에도 보도자료뿌리는 건 돈을 길바닥에 뿌리는거라고 여러 기업에 말해줬지만 그놈의 관행(?)이라는 건 쉽게 바뀌지 않았다. 바이두가 공식적으로 쓸모없는 짓 하지 말라고 해줘서 마음이 한결 후련하다)

그렇다면 VIP서비스가 상업화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단지 신원위엔이 VIP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상업화 되는 것이 아닐까?

2014년 바이두는 VIP를 만들때 이런 말을 했다.

“바이두가 VIP매체 기사들을 바이두 메인 화면에 더 잘 나오게 하는 등의 특혜를 주는 것은 컨텐츠로서의 가치를 지켰기 때문이고 서로 녹색검색생태계를 만들자는 취지를 공감했기 때문이다”

VIP서비스가 상업화 될 것이다 아니다를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말은 일종의 경고가 되지 않을까 한다.

신원위엔 폐지의 뒷단에 있는 중국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

그리고VIP매체들이 바이두에서 상업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른 이유는 상업화해도 큰 이윤이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 미디어 환경이 변했다.

그럼 이제 중국의 미디어 환경이 어떻게 변했냐를 보자.

우선 2016년 전 상황까지를 간략하게 설명해보겠다. 2000년~2010년까지는 블로그에서 인사이트 있는 사람들이 주로 사회평론이나 기술에 대한 내용을 쓰기 시작했다. 여유시간에 글을 쓰는 것이라 상업화와는 무관했다.

이후 2011~2013년까지 웨이보와 웨이신이 등장하면서 SNS가 시작됐다.


두 플랫폼의 등장은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을 만들어내서 블로그처럼 일방향 소통의 단점을 보안했다. 특히 웨이보의 부흥은 중국 SNS 시대의 등장을 상징했으며 독특한 시각으로 수백만의 팬을 가진 ‘쭈오에번’같은 사람들(대V)이 생겨났다. 이후 왕페이나 야오천 같은 스타들이 웨이보에 자신의 방을 만들면서 성장의 선순환을 이뤘다.

웨이보가 빠르게 발전하는 동시에 웨이신 베타버전이 2011년 초에 출시돼 웨이신 공공계정 플랫폼이 출시됐으며 이 플랫폼을 통해 개인이나 기관이 진정한 1인 미디어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지금 중국인들은 이 공공계정 플랫폼에 글을 쓰는 1인 미디어 중 글이 괜찮은 사람을 구독해놓고 글을 읽고 있다. 신문에서 분석하는 것보다 훨씬 뉴스의 내용을 심도 있게 분석해놨기 때문이고 분야가 세분화돼 있어서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웨이신을 통해 1인 미디어가 인기를 끌자 일부 전통 언론에 있던 사람들도 1인매체로 나오기 시작했다. 2012년 연말에 중앙방송국(CCTV) <대화>프로그램 제작자 뤄전위(뤄팡으로 더 알려짐)가 회사를 사직하고 <창업자>라는 잡지의 주편 션인과 합작해서 <뤄지스웨이(논리사유)>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놓았고 동시에 논리사유라는 공공계정도 만들었다. 19회 논리사유가 방송되는동안 요우쿠투또우에는 1000만 클릭을 달성했고 웨이신 공공계정의 좋아요도 10만을 넘었다(10만이 최대이고 이후에는 10만+로 표시)

2014년~2015년에는 성숙한 1인 미디어들이 웨이신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남기기 시작했고 진르토우티아오(今日头条)나 텐텐콰이빠오(天天快报)처럼 이들을 모아 뉴스를 퍼나르는 서비스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진르토우티아오는 현재 사용자가 5억5000만명에 달한다.(중국 모바일 사용자가 7~8억명이다). 결론적으로 모바일을 이용하는 7~8억명은 웨이신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고 웨이신에 딸린 공공계정을 통해 뉴스를 접하거나 모바일에 특화된 진르토우티아오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뉴스를 소비한다는 말이다.

중국의 뉴미디어 플랫폼 지형. 출처: iimedia

사람들이 웨이신이나 진르토우티아오 같은 뉴미디어플랫폼에서 뉴스를 소비한다고 판단한 시나웨이보 등 기존 플랫폼들은 자신들도 1인 미디어 계획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저자가 좋은 글을 써서 트래픽이 오르면 그 글 위에 올릴 광고영업을 해주고 이익을 나눈다. 일부 플랫폼들은 월급제를 도입해 월급을 주고 보너스는 트래픽에 따라 부여하기도 한다.

2015년 이후에는 진르토우티아오 같은 1인 미디어를 담는 뉴 플랫폼들이 여러 형태별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텍스트와 사진 위주인 웨이신과 웨이보, 진르토우티아오 외에 차오파이, 요우쿠투또우 같은 동영상 플랫폼, 그리고 화지아오 잉커, 또오위 같은 생방송 플랫폼들이다. 이렇게 플랫폼들이 다양화 되면서 1인 미디어는 글을 쓰는 글쟁이뿐 아니라 왕홍 같이 방송에 맞는 사람이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2016년 왕홍은 플랫폼의 변화에 따라 전성기를 맞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1인이라는 한 개인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글이나 사진, 혹은 영상의 형식으로 그 당시 발달했던 플랫폼에 맞게 인사이트를 풀어낸것이라고 보면된다.

다시 바이두로 돌아오면 … 바이두는 이런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 바이두바이지아(1인 미디어를 바이두에 모아놓고 계정을 주면서 인사이트를 쓰도록 한 플랫폼)가 나오긴 했지만 그때 사람들은 이미 진르토우티아오나 웨이신 공공계정에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1인 미디어에 있어 바이두바이지아는 말그대로 ONE OF THEM일뿐이었다.

바이두 뉴스, 기사 회생의 길은 인공지능에 있다

그렇다면 바이두는 이제 미디어 영역에서의 핵심 역할은 끝난 것인가?

지난 해 바이두 리옌홍 회장은 ‘인공지능은 바이두의 핵심중에 핵심”이라고 이야기 했고 최근에는 또 “컨텐츠 배포가 핵심중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거야라고 반응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 말은 같은말이라고 본인도 이야기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검색엔진회사 입장에서 보면 검색의 본질은 많은 컨텐츠와 많은 사용자를 어떻게 정확하게 매칭하느냐에 있다.

리옌홍의 발언은 최근 1인 미디어의 추세와 가장 부합한다. 그리고 바이두가 컨텐츠로 살아갈수 있는 길이다.

예를 들면 추정남이라는 사람이 글을 써서 먹고 사는 1인 미디어라고 치면 내가 쓰는 글은 내가 만든 매체인 ‘원아시아’ 뿐 아니라 텐센트, 바이두, 진르토우티아오 등 중국의 여러 플랫폼으로 나가게 된다. 내 글이 좋을수록 더 많은 매체로 나갈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영향력은 더 커질 거다. 여기까지가 바로 작년 중반까지의 추세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도 중복의 문제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좋은 글이라고 해도 너무 많은 매체에 똑 같은 글들이 올라오니 오히려 추정남이라는 1인의 브랜드, 혹은 원아시아의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많은 플랫폼으로 나가려면 내용을 다 달리해야하는데 한 사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상업화 모델이 진척된 1인 미디어는 나가는 플랫폼의 갯수 줄이거나 투자를 받은 1인 미디어는 팀을 만들기도 했다.

나가는 플랫폼의 개수를 줄일때는 각 플랫폼의 정책을 비교해보고 나에게 유리한 플랫폼을 고르게 된다.(플랫폼마다 1인 미디어에게 글을 잘 쓰면 상금을 주는 곳도 있고, 월급을 주는 곳도 있으며… 각기 다른 정책들을 내놓았으니)그리고 왠만하면 1개 컨텐츠에 대해 독점으로 계약한다.

플랫폼도 여기저기 다 떠도는 내용은 트래픽을 끌어오는데 별 도움이 안되니 독점으로 줄 수 있는 컨텐츠를 원하게 된다. 돈을 좀 더 주더라도 말이다.

이런 상황을 정리하면 1인 미디어도 자기에게 맞는 몇 플랫폼을 선택하고 플랫폼도 자기에게만 글을 주는 1인 미디어를 선택하게 된다.

1인 미디어 입장에서 보면 가장 유리하게 플랫폼과 계약하기 위해 팀을 만드는데 이를 위해서는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다. 가장 적합한 예는 뤄지스웨이(논리사유)의 뤄전위가 만든 더따오(得到)이지만 더따오처럼 다른 큰 플랫폼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트래픽을 일으키는 1인 미디어팀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유일무이(혹은 한 두개는 더 생길수 있겠다..장담은 금물)

뤄지스웨이 창업주 뤄전위

더따오처럼 광범위한 내용을 쓰는 1인 미디어 팀은 유일무이하지만 아주 세분화된 분야에서의 팀은 투자를 받아 성장할 수 있다.

아무나 투자를 받는 건 아니고 보통 미디어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2가지 조건을 내걸고 투자를 한다. 우선 수직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다른 플랫폼에 의지를 많이 하지 않는 것.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인 팬이 몇 명이냐 등등은 투자 조건에 들지도 않는다.

수직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이런것이다. 자동차에 대해 쓰는 1인 미디어 중에 3~4선 도시의 자동차 팬들이 주를 이루는 사람이 있다. 자동차 구매를 바로 할 수 있는 3~4선 도시 사람들 중(1~2선 도시는 이미 모두 차를 구매) 차에 관심이 많아 차를 살수 있는 사람들이 팬이니 그가 글을 쓰면 구매 전환율이 아주 높다. 이런것을 수직성이 있다고 표현한다. 이런 사람들의 팬은 3~5만 정도 밖에 안되지만 100만팬보다 훨씬 가치있는 팬들이다.

1인 미디어의 팬들은 그 사람을 보고 오는거니 이 미디어는 다른 대형 플랫폼에 트래픽을 줬으면 줬지, 그 플랫폼에의 트래픽을 가져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수직성 있는 1인 미디어는 투자를 받아 성장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큰 플랫폼에서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글을 쓰면 바이두, 텐센트, 진르토우티아오 등 큰 플랫폼은 우선 메인에 배치한다.

불행한 것은 이런 사람들이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대형 플랫폼들은 매번 이들을 쟁취하기 위해 전쟁을 해야 하나? 물론 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수직형 미디어도 발굴해야한다.

1년에 새로 생겨나는 1인 미디어는 전체 1인 미디어 숫자 중 50%가 넘는다. 큰 플랫폼에 메인에 나오지 못하지만 글의 내용이 아주 좋아서 수직형 팬들을 모을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찾아내야 할까?

바로 답은 인공지능이다. 이게 리옌홍이 말한 인공지능=컨텐츠라는 말의 핵심이다.


바이두는 1인 미디어들이 쓴 글을 분석해 그 글이 좋은글인지 나쁜글인지 분석해낼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신원위엔 폐지는 바이두의 내용식별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본인들이 직접 말했다). 그리고 쓸만한 1인 미디어들을 찾아낼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보진 않더라도(아직 팬이 많이 없어서) 우선 그 글을 보면 끝까지 읽는지, 읽어본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공유하는지, 글 중 어느지점에서 사람들의 눈이 가장 많이 머물렀는지 등등을 분석해낼 수 있는 기준들은 많다.

중국은 이미 모바일 인구가 최정점에 다달았기 때문에 플랫폼은 사용인구를 늘리는 것보다는 사용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런 작업은 바이두만 할까? 아니다. 다른 플랫폼들도 다 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1000명의 1인 미디어들을 줄을 세우면 앞에 있는 10명 말고 뒤에 있는 990명 중 옥석을 인공지능으로 누가 제일 잘 가려내서 그 글이 필요한 독자에게 추천해줄 수 있느냐, 그걸 제일 잘 하는 사람이 컨텐츠 플랫폼의 승자가 될 것이다.

바이두는 이런 내용 식별 기술이 진보해 신원위엔을 폐지했다고 이야기했고 이 기술로 990명 중 옥석을 가려낼 것이다. 그 뉴스서비스가 성공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른 플랫폼들도 자기들이 가진 독자데이터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니 말이다.

바이두가 신원위엔을 폐지하면서 미디어에서 바이두의 시대는 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이 말로 끝을 맺어보려 한다.

바이두 파이팅! (비록 앤드류 응은 바이두를 떠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