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이크&오포의 뒷단에서 벌어지는 금융 혁명

출처: 환치우왕

[유재석] 관젠츠: 중국 공유 자전거 생태계의 미래 전략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바이크(Mobike)와 오포(Ofo)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아니다.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보고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아니라니 ‘말이야 막걸리야?’라고 할 수도 있겠다. 겉으로는 자전거 공유를 표방하지만, 이면에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 모바이크와 오포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의 QR 스캔만 하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상하이에서 공유자전거를 이용하려면 관련 앱을 다운받고 모바이크는 220위안, OFO는 90위안을 보증금으로 내면 가입할 수 있다. 이후 이용료는 시간 당 0.5~1위안 정도다. 스마트폰으로 자전거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찍고 모바일페이로 결제하면 돼, 절차는 아주 간단하다. — 비즈니스워치

중국에서는 현금, 카드보다 모바일결제시스템(제3자결제)이 편리하다. 너무도 식상한 문구이지만, 중국에서는 노점상, 거지 할 것 없이 QR코드를 통해 돈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자리잡혀 있다.

QR코드 결제를 통해 모바이크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장면. 출처: 트위터

그 결과 모바일결제는 2013년 이래 중국의 2030세대인 빠링허우(80后), 주링허우(90后)에게 굉장히 익숙한 결제 방식이 됐다. 오프라인 마트에서 택시까지, 이용자 경험(UX)적인 측면에서 QR을 스캔하는 것이 현금을 내는 것만큼 당연하게 된 것이다.

QR 결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고객을 향해 있다. 터치 몇 번이면 돈이 빠져나가는 형태의 거래는 위폐방지, 결제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면은 다르다. 이용자의 신용 데이터가 오가면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 핀테크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이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되는 신용 점수 체계다. 모바이크와 오포 역시 이 체계 안에 편입되고 있는 중이다. 공식적인 발표에 따르면 오포는 올해 3월 즈마신용(芝麻信用), 모바이크는 지난 해 9월 쳰하이정신(前海征信)과 제휴를 맺었다.

즈마신용은 개인신용평가기관으로 알리페이와 같이 앤트파이낸셜그룹에 속해 있다. 이용자의 알리바바 생태계 내 활동에 근거해 신용점수를 주는 구조로 구성돼 있다. 2015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으로부터 개인신용업조회업 허가를 받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알리페이에 계좌를 개설하면 곧바로 즈마신용과 연결이 된다.

https://medium.com/@yoojs8512/%EC%A6%88%EB%A7%88%EC%8B%A0%EC%9A%A9-%EC%95%8C%EB%A6%AC%EB%B0%94%EB%B0%94-%ED%95%80%ED%85%8C%ED%81%AC-%EC%83%9D%ED%83%9C%EA%B3%84%EC%9D%98-%EC%9E%A0%EC%9E%AC%EB%A0%A5-43749d87ebbd

즈마펀(芝麻分)이라는 점수가 특정 수치를 넘으면 특혜를 주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가령 600점 이상이면 자전거/자동차 대여시 보증금 면제, 700점 이상이면 싱가포르 무비자 입국(알리트립으로 예약시)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쳰하이정신 역시 즈마신용과 유사한 점수 기반의 신용평가 서비스다. 2013년 중국 선전지역에서 설립됐으며, 중국 1위 보험-금융 플랫폼 핑안그룹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즈마신용(왼쪽)과 쳰하이정신 점수 화면

오포와 모바이크는 이러한 신용평가 시스템과의 제휴를 통해 보증금 0원 대여는 물론, 자전거 도난 및 파손에 대처하겠다고 발표를 했던 바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신용카드 결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중국의 QR결제, 혹은 결제금을 이용한 위어바오 같은 MMF(온라인금융상품)가 최신의 서비스로 보이겠지만, 이는 이미 2~3년 전의 내용일 뿐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현재 중국은 신용 점수에 따라 이용자를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령, 특정 고객이 타오바오에서 물건을 사고, 디디추싱으로 차량을 이용하고, O2O 서비스를 이용하고, 어느 지역을 여행을 가고…등등의 패턴을 전부 분석해 기간별 소비금액에 따른 점수를 부여한다. 그리고 이들의 등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이러한 신용 데이터 기반의 생태계가 중국 핀테크의 현재 트렌드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베이징에서 만났던 중국 최대 인터넷 금융서비스 플랫폼 91금융의 윈시옹 우 대표는 “현재 중국의 각종 인터넷 금융 기업은 물론, 전통 기업들이 즈마신용의 점수 체계를 이용하고 있다”며 “알리바바그룹과 관련이 없는 플랫폼에서도 대출을 받고자 할 때 즈마신용 점수에 따라 한도가 결정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원시옹 우 91금융 대표

언뜻 보기엔 자전거 대여 서비스, 혹은 자전거 공유 서비스일지 몰라도 뒷단에는 ‘자전거’라는 오프라인 매개체를 기반으로 핀테크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QR결제가 핵심이었던 시절은 과거이며, 현재는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이 중심이 됐다.

이미 온오프라인의 모든 사람들의 행동패턴이 데이터화되는 시대가 우리보다 몇년 일찍 중국 앞에 놓여져 있다. 이래도 자전거만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