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인공지능 발전의 3가지 방향


[유재석] 관젠츠: 양회와 인공지능의 상관관계

중국의 가장 큰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핵심 키워드로 등장한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연단에 올라선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대놓고 “인공지능을 국가전략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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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이미 수많은 연구소, 스타트업,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 성과는 물론,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들이 활발하게 연구,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는 배경은 위의 글에서도 언급됐듯,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들 수 있다.

그 결과, 중국 인공지능 분야는 기존 로봇이나 패턴 분석 외에 새롭게 집중하고 있는 키워드는 ‘교육’ ‘컴퓨팅 시각’ ‘정서 교감’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1.교육용 로봇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이 올해부터 집중하고 있는 영역은 ‘교육용 로봇’이다. 특히, 지난 해부터 중국 정부가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육아 및 교육 영역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용 로봇은 부모의 역할을 일부 대체해 아이의 학습 및 대화를 할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교육용 로봇이 제조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선 중국 사회의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육아를 하고 있는 세대의 대부분은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 ‘빠링허우’다. 이들은 주로 맞벌이를 하며 양육을 한다. 그러므로 아이와 함께 있을 시간이 부족하다. 동시에 교육열이 높다. 이 간극에서 교육용 로봇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 베이징 칭화과학원에서 만난 인공지능 로봇 전문 스타트업 깐웨이러보(甘为乐博)는 지난 2016년 ‘베이비톡’이란 아동 전용 로봇을 발표했다. 이 로봇은 아이들의 목소리에 반응해 대화를 나누는 구조다.

깐웨이러보의 베이비톡 구조. 꼬리로 제품을 켜고 끄며, 귀에서 음량을, 코와 배에서 아이의 목소리를 인지한다.

이들의 핵심 기술은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딥러닝 기술에 있다. 이들은 아이들의 목소리 데이터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모아서, 로봇이 상황에 맞는 대답을 할 수 있도록 학습을 시킨다.

교육용 로봇은 육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자연어 분석 영역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기업 커따쉰페이의 사례도 있다. 이미 중국 내 1만 곳이 넘는 중고등학교에서 커따쉰페이의 인공지능 제품을 적용해 학생들의 교육패턴을 분석 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의 대화 패턴까지 분석해 각 학생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이들에게 알맞는 형태의 교육을 진행하는 것에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2.컴퓨팅 시각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은 미국과 유사한듯 보이나,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전시가 인터넷 기업인 왕이와 함께 만든 ‘우전즈슈: 전세계인공지능발전보고(2016)’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의 인공지능은 로봇, 음성인식, 이미지인식, 신경네트워크에 집중적으로 투자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중국은 컴퓨팅 시각, 미국은 기계학습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차이가 있다.

미국(왼쪽)과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투자 비중. 1위는 로봇, 2위는 언어 식별(미국), 신경네트워크(중국), 3위는 신경네트워크(미국), 이미지 식별(중국), 4위는 기계학습(미국), 언어식별(중국), 5위는 이미지식별(미국), 컴퓨팅 시각(중국)이다. 출처: 우전즈쿠

중국이 컴퓨팅 시각에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보안’과 연관지어 생각해야 한다. 화웨이 인공지능 보고서의 설명에 따르면 컴퓨팅 시각은 사생활 침해를 막는 것과 동시에 범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 예방하는 데에 활용된다.

예를 들면, 중국 샤먼 지역의 남북 기차역에서는 경찰이 공공 교통의 채널을 통해 수상쩍은 사람들의 사진을 추출 후 시스템에 대조한다. 그리고 소매치기 범의 이름과 신분증 번호를 확인하며, 동시에 정류장의 감시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소매치기를 하기 전의 모습들이 찍힌 시각과 지점을 트래킹한다. 그리고 소매치기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검문소를 세워 범죄를 방지하는 형태를 들 수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미래의 인공지능은 인류를 돕고 악성 사건 발생 직전에 개입해 도시의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한 식별 능력을 갖춘 감시 카메라는 안면 인식 기능을 구현해 사람의 신분을 파악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들의 특정한 패턴을 분석해 범죄 행위를 실시간으로 예방한다.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표본화해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경보를 보내는 형태를 인공지능이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정서 교감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영역이 바로 이 영역이다. 가령 알파고는 ‘바둑’이라는 규격화된 영역에서 복잡다양한 변수를 파악해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의 바둑 실력을 선보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지난 해 3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1승 4패를 했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물론, 이 자체로도 인공지능 기술에 박수가 나온다.

지난 해 3월에 진행됐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알파고가 4승1패로 승리했다.

하지만 정서라는 것은 단순히 패턴 분석으로 이뤄낼 수는 없는 영역이다. 인간의 정서는 특정한 패턴, 규칙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인공지능 기술들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규칙들을 파악해, 그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정서는 인간 스스로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기계에게 가르친다’는 패러다임으로는 학습이 불가하다는 게 중국에서 만났던 인공지능 업체들의 중론이다.

가령, 한 여자가 ‘오빤 내가 왜 화난지 모르겠어?’라고 했을 때 남자가 어떤 대답을 해야 화가 풀릴 것 같은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의미부터 파악한 뒤에라야 인공지능의 정서 교감을 논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의 인공지능 기업들을 취재하던 중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은 모습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가 있는 모듈을 사람의 인체에 결합해 반인반수(半人半兽)와 같은 반인반기(半人半机; 로봇을 뜻하는 ‘机器人’ 중의 ‘机’)의 형태랄까. 인간의 한계를 로봇이 같이 해결해주는 모습은 가까운 미래에 일상이 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규모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준비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들이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다. 중국 정부의 무한한 신뢰와 장기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