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중국을 모른다

출처:위키미디어

중국 상하이에 소재한 푸단대에서 짧게 유학하던 시절 가장 놀라웠던 것은 으리으리한 캠퍼스가 아니었다. 강의실에 앉아서 밤늦도록 공부하는 중국 대학생들의 모습이었다. 듣기로 월 900위안(15만원)으로 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공부하고, 학식 먹고 잠자는 것 외에 돈쓸 일이 없기 때문이란다.

중국인들이 느릿느릿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건 우리들의 편견일 뿐이었다. 평균 일일 공부 시간이 13시간 30분, 한 학기 30~40학점을 소화하기 위해 미친듯이 학업에 매진한다. 물론, 학기를 소화하는 동시에 각종 대외활동, 인턴까지 시간을 쪼개서 한다. 푸단대가 명문 중 명문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것이 우리의 대학 생활과 대비됐다.

중국을 무시하는 건 한국인밖에 없다는 말을 몇년간 수없이 들었다. 중국은 모두를 감시하는 공산당 체제 하에 미국(한국)의 것을 이미테이션하는 나라라고 말이다.

언뜻 맞는 얘기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니다.

가령, 샤오미의 스마트폰에 대해 애플 짝퉁이라는 비난 여론이 몇년간 쇄도했다. 하지만 샤오미에 스마트폰은 ‘미홈’이라는 사물인터넷 생태계에 편입된 기기 중 하나일 뿐이었다. 부분을 따라했으되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이다.

하나 더 예를 들면, 중관춘의 스타트업 붐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많다.

2016년 기준 대졸자 숫자는 765만명, 전문대 졸업자수를 합치면 1200만명이다. 텅쉰망의 조사에 따르면 1만여명 졸업 예정자 대상 설문조사를 한 결과 48%가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하겠다고 답했으니 창업 거품이라 할만도 하다.

허나 도피성 창업만은 아니었다. 중국 정부의 일관적인 창업 양성 정책과 자금 지원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꿈을 꾸게 했고, 그들이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중관춘 내 ‘창업의 거리’가 만들어 진 이후 지난 2년간 총 8846차례 창업 자문을 진행했고 2492개 기업에 창업서비스를 제공했다. 분야는 회사설립부터 정책서비스까지, 과학 금융부터 법률 자문, 인력 자원, 재무관리까지 6개 분야 40여개 세부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창업팀은 1000개(해외, 해외에서 귀국한 팀이 150개)가 넘고 융자를 얻는 창업팀이나 프로젝트도 483개에 달하며 융자를 얻은 총 규모는 33억8000만 위안(약 4조원)에 이르고 있다. — 중관춘-창업 거리의 커피는 식지 않았다(뉴시스)

이밖에 스마트폰, 전기차, 인공지능, VR/AR 등 각종 기술과 제품에 뒷편에 역시 정부가 있다. 이들 미래 IT 산업과 정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하에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일찍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부와 권력은 함께 할 수 없다(权和钱不能碰在一起)’고 힘줘 말한 적이 있지만, 이미 중국 유수의 IT 기업 총수들은 정부와 연결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맞는 말이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검열을 하고, 해외 서비스가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등 후진적인 발상을 한다는 지적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중국 기업들이 이뤄놓은 성과에 배울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위챗이 기존 네이티브 앱 중심의 앱마켓을 대체하는 생태계, 다운로드 받을 필요 없는(无需下载) 형태의 가벼운 미니앱(小程序)을 만든 것을 어찌 설명할 것인가. 온오프라인 결제 생태계를 통합하는 것을 넘어 자산관리, 신용평가까지 하는 알리페이의 생태계는, 3000개를 넘어선 VR방,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도.

이 모든 것을 ‘이미테이션이 전부인 나라’ ‘정부의 후진적인 감시 체제의 산물’이라고 평가하는, 당신은 중국을 여전히 모르고 있다.